11월 4일 폐막을 앞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사업비 증액 과정과 관람객 실적을 둘러싸고 국회와 감사원의 검증 대상에 올랐다. 국회는 목표 관람객 300만 명의 산정 근거, 관련 공직자의 국외연수, 사업비 증액 경위와 집행 내역 등을 살펴보고 있으며, 22일 국정감사에서 야권이 섬박람회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업비는 2021년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 승인 당시 248억 원이었으나 행사 기간과 규모가 커지면서 676억 원으로 늘었고, 현재 직접 사업비는 723억 원이다. 연계 사업을 더하면 전체 규모는 1800억 원대에 이른다. 직접 사업비 가운데 주행사장·박람회장 조성에 333억 원, 전시 콘텐츠 개발·운영에 111억 원, 홍보·마케팅·학술회의에 102억 원, 박람회장·조직위 운영에 92억 원, 행사 프로그램 개발·운영에 70억 원이 배정됐다. 주행사장을 기존 여수세계박람회장 대신 돌산읍 진모지구에 새로 조성한 결정을 두고는 기반시설이 갖춰진 기존 부지를 활용했다면 조성비를 아끼고 콘텐츠에 더 투자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지난 14일 청구인 6732명의 연명을 받아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주 의원은 예산 편성과 집행, 주행사장 선정, 전시·체험 콘텐츠, 계약 이행, 사후 활용 등을 감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감사 청구가 받아들여질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관람객 수는 개막 초보다 늘었다. 지난 15일까지 누적 관람객은 131만7221명으로, 추석 연휴와 한글날 등 휴일에 방문객이 몰리며 지난 10일 100만 명을 넘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기준 무료입장객 비율은 84%에 달했고, 판매된 입장권의 70% 가량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도 나왔다. 정부 국제행사 관리지침 등에 따르면 국비가 들어간 행사가 목표 대비 참여자 수에서 크게 미달하면 사후 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목표의 70%인 210만 명 달성 여부가 평가의 관건으로 거론된다. 이에 대해 조직위는 당초 300만 명 가운데 약 200만 명을 무료입장객으로 설계했다는 입장이지만, 전체 사업비 중 120억 원을 자체 수익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던 만큼 유료입장 실적과 수익 규모는 따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콘텐츠를 둘러싼 비판도 이어졌다. 미래섬 버티포트처럼 개막 초 단순한 체험 구성이라는 지적을 받은 시설이 그대로인 곳이 있고, 관람객이 연휴와 유명 가수 공연 때 집중돼 전시·체험만으로 체류를 이끌 수 있는지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가수 초청 없이는 긴 행사 기간 관람객을 유지하기 어려운 지역 축제의 운영 방식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조직위는 개막 이후 AI 안내 캐릭터 다섬이와 어린이 체험관 보물섬을 추가하고, 논란이 된 1만4900원 게장백반의 구성을 바꿨으며, 공연·퍼레이드와 드론 체험도 늘렸다고 설명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통합시 차원에서 주말 이벤트가 2~3건 추가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며 폐막까지 목표 관람객 달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47개 해외 지방정부와 WHO·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의 참여, 세계 섬의 기후위기 대응 사례 공유를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폐막 후에는 주제관과 섬테마존, 부행사장 개도의 섬어촌문화센터를 영구시설로 운영하고, 여수 섬 선언문 채택과 유엔 '섬의 날' 지정 건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종기 조직위 사무총장은 섬을 잠시 머무는 관광지가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대상으로 보자는 제안이 세계 섬들의 연대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20일 행사장을 찾아 관람객 현황과 사업 수익, 민원·안전사고 현황을 보고받고 식음료 시설 위생 관리 등을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