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폐막을 앞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예산 집행과 운영 전반을 두고 검증대에 올랐다. 국회는 목표 관람객 300만명의 산정 근거, 박람회 관련 공직자 국외연수, 사업비 증액 경위와 집행 내역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업비는 2021년 기획재정부 국제행사 승인 당시 248억원이었으나 행사 기간과 규모가 늘면서 676억원으로 불어났고, 현재 직접 사업비는 723억원이다. 연계 사업을 더하면 전체 규모는 1800억원대에 이른다.
직접 사업비는 주행사장·박람회장 조성 333억원, 전시 콘텐츠 개발·운영 111억원, 홍보·마케팅·학술회의 102억원, 박람회장·조직위 운영 92억원, 행사 프로그램 개발·운영 70억원 등으로 짜였다. 주행사장을 기존 여수세계박람회장 대신 돌산읍 진모지구에 새로 조성한 결정도 검증 대상에 포함됐다. 기반시설이 갖춰진 기존 부지를 썼다면 조성비를 아껴 콘텐츠에 더 투자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흰 천을 쓴 유령이 등장하는 홍보 영상, 1t 트럭에 천을 씌워 배 모양을 낸 거문도 뱃노래 공연 등도 부실 논란으로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예산 낭비와 부실 운영, 입찰 비리, 공직자 가족의 부동산 특혜, 이해충돌 의혹 등을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14일에는 청구인 6732명의 연명을 받아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으며, 예산 편성·집행과 주행사장 선정, 전시·체험 콘텐츠, 계약 이행, 사후 활용 등을 감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감사원은 김호철 원장이 국정감사에서 밝힌 대로 중요 행사의 지자체 예산 집행을 살펴보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흥행 지표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15일까지 누적 관람객은 131만7221명으로 개막 36일 만에 100만명을 넘었지만, 11일 기준 무료입장객 비율이 84%로 집계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린이 동반 보호자, 노인, 여수시민, 참여 지자체 주민, 섬 주민 등을 대상으로 시기별 무료입장이 시행된 결과다. 조직위는 애초 목표 300만명 가운데 약 200만명을 무료입장객으로 설계했다는 입장이지만, 전체 사업비 중 120억원을 자체 수익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던 만큼 유료 실적과 수익 규모는 따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직위는 개막 이후 AI 안내 캐릭터 '다섬이'와 어린이 체험관 '보물섬'을 추가하고, 논란이 된 1만4900원 게장백반의 구성을 바꾸는 등 콘텐츠를 일부 보강했다.
시설 대금 문제도 불거졌다. 남도일보는 박람회 현장에 시설을 공급·대여한 업체 30여 곳이 추가 비용 가운데 약 35억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종합 실행계획을 맡은 A사는 컨테이너와 이동식 화장실, 냉방기기 등을 공급받는 17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으나, 준비 과정에서 시설 사양이 높아지고 수량이 늘면서 비용이 불어났다. A사가 조직위와 맺은 계약은 운영·시설·연출을 포함해 197억원 규모로, 추가 비용을 지급하려면 다른 항목 예산을 조정해야 하는데 변경 승인 절차가 늦어지고 있으며 적정 정산액을 두고 A사와 업체 간 견해도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위는 17일 A사와 관련 업체가 참여한 회의를 열어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최종 정산 금액과 변경 승인에 필요한 절차를 검토해 원만히 해결되도록 적극 중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직위는 47개 해외 지방정부와 WHO·유니세프 등 국제기구 참여를 성과로 내세우고 있으며, 폐막 뒤 주제관과 섬테마존, 개도 섬어촌문화센터를 영구시설로 운영하고 '여수 섬 선언문' 채택과 유엔 '섬의 날' 지정 건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