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다음 달 7일(토)과 8일(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2026 창극 작가 프로젝트 시연회>를 연다고 밝혔다. 올해 공모로 선발된 신진 작가 강예진·김태희·장혜린·조남수 4인이 약 6개월 동안 개발한 창극 대본에 소리를 더해 관객 앞에 처음 내놓는 자리로, 제주 무속신화 등 우리 설화와 그리스 신화,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한 창작 창극 네 편이 각각 30분 내외 분량으로 공개된다.

'창극 작가 프로젝트'는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의 하나로, 전통에 뿌리를 둔 차세대 창작자를 발굴하고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국립창극단은 2022년부터 '작창가 프로젝트'로 차세대 작창가를 길러 왔으며, 창극을 꾸준히 제작하려면 작창의 바탕이 되는 대본과 이를 집필할 전문 작가 육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해 이 프로젝트를 새로 만들었다. 2년 차인 올해 네 명의 작가가 선발됐다. 작가들은 멘토링과 전문가 워크숍을 거치며 작품을 발전시켰고,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귀토> 등을 함께 만든 극작가·연출가 고선웅과 작창가 한승석이 멘토로 참여해 소재와 주제를 구체화하고 대본을 손봤다. 작창가 장서윤·이연주·정지혜·강나현은 각 작품에 합류해 소리를 입혔다.

강예진 작가의 <서천>은 제주 무속신화 '이공본풀이'의 서천꽃밭에서 착안했다. 형의 죽음을 자책하며 사는 '태준'이 꽃 배달꾼 '풍길'을 따라 서천꽃밭에 가 꽃이 된 형을 다시 만나는 이야기로, 죽은 이를 살린다는 꽃을 찾는 여정 속에 상실을 딛고 삶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장혜린 작가의 <클리타임네스트라>는 그리스 신화의 왕비 클리타임네스트라와 예언자 카산드라를 축으로 고전 비극을 재해석했다. 남편 아가멤논에게 복수하려는 왕비와, 미래를 보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카산드라가 아가멤논의 죽음을 함께 꾸미며 가까워지는 과정을 통해 복수와 권력, 사랑과 운명 사이에서 내린 두 여성의 선택을 비춘다.

조남수 작가의 <모차르트의 여덟 마디>는 모차르트의 미완성작 <레퀴엠> 가운데 '라크리모사'의 여덟 마디를 출발점으로, 죽음을 하루 앞둔 1791년 12월 4일 밤을 상상한다. 황제와 비평가, 관객의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곡을 쓰고 고치고 노래하는 모차르트를 통해 끝까지 창작을 놓지 않은 예술가의 삶을 조명한다. 김태희 작가의 <깡철, 씨>는 용이 되지 못해 화병이 난 이무기 '깡철'과 대대로 마을 우물을 지켜 온 우물지기 '막샘'이 각자의 소원을 이루려 씨앗마을로 떠나는 좌충우돌 여정을 그리며, 오래 품어 온 꿈과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묻는다.

무대에는 국립창극단 단원 김수인·고준석·정보권·이치현과 청년교육단원 전원이 오른다. 청년교육단원들은 작품별 배역 오디션을 거쳐 역할을 맡았다. 연출은 연극, 음악극, 전통연희 등 여러 장르에서 연출과 안무를 해 온 권영호가 맡아 네 작품의 개성과 배우들의 소리·연기를 살리는 무대를 꾸민다. 예매와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나 전화(02-2280-4114)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