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진주박물관(관장 박진일)이 두암 김용두 기증 30년 기념 특별전 '나의 인생 박물관'을 지난달 22일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해 2027년 2월 28일까지 열고 있다. 박물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두암 기증품 164건 197점 가운데 보물 〈소상팔경도〉와 〈정조 어필〉 2점을 포함한 서화·도자·공예품 146건 173점을 내놓은 역대 최대 규모다. 2011년 '소상팔경도의 봄나들이' 이후 이 박물관에서 15년 만에 열리는 두암 기증품 전시이기도 하다.
두암(斗庵) 김용두(金龍斗, 1922~2003) 선생은 경상남도 사천 출신의 재일교포 실업가다. 여덟 살에 가족과 함께 일본 고베로 건너간 그는 해방 이후 철강 가공 사업으로 성공한 뒤 우리 문화유산을 모으기 시작했다. 1997년 114건을 시작으로 2000년 49건, 2001년 1건(소상팔경도 8폭) 등 세 차례에 걸쳐 총 164건 197점을 고향 사천과 가까운 국립진주박물관에 기증했다. 박물관은 대다수 재일교포 수장가들이 컬렉션을 일본에 남긴 것과 달리 이처럼 대규모 소장품을 고국에 기증한 재일교포 수장가는 두암 선생이 유일하며, 이 기증품이 박물관이 고고·역사 유물뿐 아니라 미술품까지 전시하는 종합박물관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내년은 첫 기증 30주년이 되는 해다.
전시는 수집품의 형성과 공개, 기증 과정을 따라 구성됐다. 선생이 수집을 시작한 계기가 된 〈백자 청화 구름·용무늬 항아리〉(진주1070)로 문을 연 뒤, 제1부 '모으니 뜻밖의 광영(光榮)이고 기쁨'에서는 수집품이 한·일 양국에 알려지는 계기가 된 1986년 일본 야마토분카칸 특별전 출품 회화를 소개한다. 선생이 가장 아꼈던 조선 전기 산수화 걸작인 보물 〈소상팔경도〉(진주6330) 진품도 이 구역에서 진주에서는 15년 만에 공개됐다. 제2부 '망향(望鄕)의 정(情)으로 한 데 모으다'는 1993년 고국에서의 첫 도록 발간과 1994년 첫 귀향 특별전으로 공개됐던 불교공예품과 서화, 도자기를 다룬다. 고려시대 사경 변상도와 향완, 수반, 다양한 기형과 문양의 조선 청화백자와 함께 정조(1752~1800)의 필체와 금·은니로 장식한 붉은 비단이 어우러진 보물 〈정조 어필〉(진주1120)이 나왔다.
제3부 '마치 내가 직접 고국(故國)에 안착한 것과 같이'에서는 1997년, 2000년, 2001년 세 차례에 걸쳐 기증된 서화와 도자, 목공예품을 전시한다. 이병창 박사가 기증한 1점을 포함한 달항아리 3점을 모은 별도 공간을 마련해 재일교포 수장가들이 고향의 보름달을 떠올리며 모은 달항아리의 미감을 보여준다. 전시 마지막은 2001년 〈소상팔경도〉의 기증 과정을 영상으로 연출한 공간이다. 국립진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학교 15기 출신 어린이 큐레이터들이 직접 만든 설명 카드와 학습지도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두암 선생은 1997년 첫 기증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왜 일본에 있는 내가 이 귀중한 역사적 자료를 가지고 있는지, 한일 양국 사람들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모은 선생의 수집품이 한 개인의 컬렉션을 넘어 한일 양국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문화유산이 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