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이 신진 안무가 세 명의 신작을 한 무대에 올리는 〈2026 안무가 프로젝트〉를 11월 6일(금)부터 8일(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극장(극장장 직무대리 김석일)은 14일 이같이 밝히며, 2026년 2월 공개모집으로 뽑힌 이이슬·송윤주·선승훈의 작품을 세 작품을 같은 무대에 선보이는 트리플빌(Triple Bill) 형식으로 무대에 올린다고 전했다.

'안무가 프로젝트'는 전통 공연예술 분야 창작자와 예술가를 키우는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의 하나로, 한국무용계의 차세대 안무가를 발굴·양성하기 위한 창작 지원 프로그램이다.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겸 단장 김종덕)은 그간 〈넥스트 스텝〉, 〈홀춤〉 등 한국 창작춤 안무가 양성 무대를 기획해 왔으며, 2023년 시작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부터 실제 무대 제작까지의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선발된 안무가들은 일대일 멘토링과 전문가 자문으로 작품을 다듬고, 국립극장 전문 기술진과 협업하며 무대 제작을 경험한다. 국립극장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를 거친 최호종·정보경·이재화 등은 창작 활동을 이어가며 차세대 안무가로 주목받고 있다.

이이슬의 〈죽일 수도 없고〉는 타인의 시선에 맞춰 스스로를 통제하게 된 몸을 다룬다. 한국춤의 균형 잡히고 정제된 감각을 토대로 몸에 새겨진 규율과 기억을 움직임으로 표현하며, 일곱 명의 무용수가 장구채와 물동이 등을 활용해 몸을 규정하는 기준과 감당해야 할 무게를 형상화한다. 흔들리는 중심 속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몸의 상태를 그리며, 사운드 아티스트 임용주가 맡은 음악은 속도감 있는 움직임과 절제된 장단을 대비시켜 긴장감을 높인다.

송윤주의 〈백야〉는 한밤중에도 어두워지지 않는 시간 속에서 멈추지 못하는 현대인의 삶에 주목한다. 감추고 싶은 것을 드러내는 빛과, 불안을 감추고 휴식과 안식을 주는 어둠이라는 설정으로 빛과 어둠에 대한 익숙한 인식을 뒤집고, 밝음 속에서 쉬지 못하는 몸을 포착한다. 흐릿한 백야 풍경의 무대에서 무용수들은 흔들리고 부유하는 몸짓을 이어가고, 몽환적인 재즈 선율 속에 불안과 고요, 외로움이 교차하며 어둠의 의미를 묻는다. 선승훈의 작품은 복싱에서 쓰러진 선수가 다시 일어설 시간을 세는 '카운트'를 모티프로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몸의 시간을 그린다. 삶의 반복과 권태, 예기치 않은 흔들림과 회복을 복싱의 스텝과 리듬으로 풀어내며, 무용수들이 나아가고 물러서고 멈추는 동작을 반복·변형하는 가운데 바닥을 딛는 발소리가 한국 전통 장단의 호흡과 그루브로 이어지고 국악기 사운드가 더해진다.

이번 공연에는 2026 국립무용단 청년교육단원과 객원 무용수가 함께 출연한다. 세 작품은 관객 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발전 가능성을 검증받으며, 선정된 우수작은 국립무용단 정규 레퍼토리 편성 등 작품 확장의 기회를 얻을 예정이다. 예매와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나 전화(02-2280-4114)로 하면 된다.